공의존과 상호의존은 언뜻 아주 비슷하게 들립니다. ‘같이 의지한다’는 것과 ‘서로 의지한다’는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감이 무색하도록 큰 차이를 지니고 있는 두 단어이기에 이 글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A. 공의존과 상호의존의 차이점
공의존(Codependence)은 개인이 자신의 가치, 정체성 또는 행복감을 위해 다른 사람이나 물질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심리적 또는 행동적 상태를 말합니다. 상호의존적인 개인은 종종 경계를 설정하고, 거절하고, 자신의 필요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대신 다른 사람이나 물질의 필요를 우선시합니다.
반면에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은 두 명 이상의 개인이 각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의존하면서 자신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는 건강한 관계 역학을 의미합니다. 상호의존적인 개인은 자신의 필요와 경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상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공의존에서 주체가 되는 것은 ‘타인’입니다. 타인의 기분과 반응이 나의 존재와 가치 결정에 역할을 합니다. 내가 나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공의존을 지속하면, 그 무엇을 해도 진정한 만족과 가치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내가 나를 볼 수 없으므로, 끊임없이 타인의 반응과 기분에 비치는 나를 봅니다. 타인이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 공의존입니다.
이렇게 공의존이 다른 사람이나 물질에 대해 건강하지 못한 과도한 의존을 포함하는 반면, 상호의존은 관계에서 의존과 독립의 건강한 균형을 포함합니다. 삶의 주체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므로, 거울에 비치는 모습 또한 타인이 아닌 자기 모습입니다. 덕분에 자신의 현실, 주변을 직시할 수 있고, 본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타인과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건강한 관계를 지속해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
B. 건강한 인간관계 vs. 아픈 인간관계 특징 비교
상호의존(Interdependence)과 공의존(Codependence)의 차이를 알고 나면 무엇이 건강한 인간관계고 무엇이 그 반대인지 알기 쉬워집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간관계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짓누르는 모습을 하게 됩니다. 짓눌린 사람이 쉽게 빠져나갈 수도 없을 만큼 좁은 방안에 갇혀있는 모습이 바로 아픈 인간관계의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건강한 관계와 그렇지 못한 인간관계의 큰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건강한 관계:
1. 소통: 건강한 관계에는 양 당사자 간의 개방적이고 정직한 소통이 포함됩니다. 이것은 자신의 필요, 경계 및 감정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고 상대방의 관점을 기꺼이 경청하고 이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신뢰: 신뢰는 건강한 관계의 필수 요소입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약속을 따르고, 신뢰를 유지하고, 일관되고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의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3. 상호 지원: 건강한 관계에서 양 당사자는 서로를 지원하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 데 전념합니다. 이것은 어려운 시기에 서로 옆에 있고, 서로의 성공을 축하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꺼이 타협하고 협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강하지 못한 관계:
1. 통제: 건강하지 못한 관계는 종종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생각, 감정 또는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것은 질투, 조작 또는 정서적 협박과 같은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습니다.
2. 경계 부족: 건강하지 못한 관계에서는 한쪽 또는 양쪽 당사자가 경계를 설정하고 존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 사람이 압도당하거나 무시당하거나 이용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신뢰 부족: 건강하지 못한 관계에서는 과거의 배신, 부정직 또는 일관성 없는 행동으로 인해 신뢰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불안감, 질투 또는 분노의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관계는 저마다 다르고, 아무리 건강한 관계라도 도전이나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웃고 행복하고 즐겁기만한 연애만 기대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현실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현실적으로도 안정적이고 진솔한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말다툼 한 두번으로 상대방의 애정을 의심하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만족만 채우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관계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거나 평가 절하되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 관계가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겠습니다. 이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위험이 지속된다면 그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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