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간헐적 급성 스트레스 (Episodic Acute Stress)
텔레비전 드라마는 한 개의 스토리 라인 안에서 회마다 다른 상황(episode)이 펼쳐지는 ‘시리즈’입니다. 간헐적 스트레스의 개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듯 다른 상황 속에서 반복적인 급성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괴로운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급성 스트레스 (Acute Stress)와 비슷하지만, 그런 급성 스트레스가 어떤 패턴을 만나 자꾸만 발생하는 것을 간헐적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B. 만성 스트레스 (Chronic Stress)
장기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노출됨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만성 스트레스입니다. 한꺼번에 몰려왔다가 사라지고 또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간헐적 급성 스트레스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만성 스트레스와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좀 더 삶 전체에 깊숙이, 그리고 넓게 뿌리내리고 있는 스트레스입니다.
생활과 환경 전반에 걸친 원인으로 발생하는 만성 스트레스는 ‘너무 익숙한 고통’이기 때문에 자주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질병으로 이어지도록 방치되기 쉽습니다. 생활 전체에서 조여오는 긴장과 무기력은 급성 스트레스에 비해 벗어나는 것도 힘듭니다. 심혈관 질환, 당뇨병과 같은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우울증 및 불안과 같은 정신 건강 장애의 위험 또한 심각하게 증가합니다.
C. 만성 스트레스의 예시
1. 장기간에 걸친 업무 관련 스트레스:
장시간의 고강도 근무, 높은 실적에 대한 강요가 이어지는 직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는 사람에게 만성 스트레스가 생기곤 합니다. 수직적인 근무 형태 안에서 통제력이나 자율성이 부족할 때,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유해 환경 속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것도 몸과 마음의 만성 스트레스입니다.
2. 간병인 스트레스: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돌보거나, 사랑하는 노인 가족을 장기간 간병할 때 발생하는 스트레스입니다. 매 순간이 급변하고 절박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장기간의 병간호로 발생하는 신체적, 정서적, 재정적 부담을 짊어지게 되면 매일의 삶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3. 금전적 스트레스:
갖고 있던 지갑이나 돈을 잃어버리고 받는 스트레스가 ‘급성’이라면, 지속적인 빈곤과 시달리는 삶은 ‘만성’ 스트레스의 원인이 됩니다.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고 살아가면 하루하루가 힘겹습니다. 채권자에게 자꾸만 걸려 오는 전화에 고통받는 것이 ‘간헐적 급성’ 스트레스라면, 가난한 채무자로 살아가는 삶 전체가 ‘만성 스트레스’의 카테고리에 해당하겠습니다.
4. 유해한 관계의 스트레스:
이별이나 이혼과 같은 급성 스트레스는 아주 빈번하게 겪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역기능적 가족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폭력, 유해한 사람으로부터의 지속적인 괴롭힘, 그리고 이혼 이후의 양육권 분쟁 등은 ‘만성 스트레스’에 해당합니다.
5. 트라우마의 경험:
전쟁 지역에 거주하며 폭력을 목격했거나 자연재해의 여파를 마주한 경험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경험은 그 지역을 벗어난 후에도 오랜 시간 (때로는 평생) 이어지며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D. 만성 스트레스의 관리 솔루션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충분히 자는 등의 일이 좋은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만성 스트레스 아래에 놓인 사람은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오래 노출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라이프 스타일 전체를 바꿔야만 해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자포자기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 상황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나를 단련하고 발전시켜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거나 효과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알아내야 합니다.
나와 스트레스 요인을 분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경계선을 잘 세우는 것’입니다. 개인 및 직업 생활의 건전한 경계를 설정함으로써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과부하를 방지합니다. 필요할 때 거절하는 법을 배우고, 만성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너무 많은 책임’을 떠맡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여태 해왔던 역기능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게 절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변화를 주변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예전 방식대로’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내가 거절할 때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지켜주지 않으면 결국 나는 아무도 지켜 줄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혼자서 모든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힘들다면 믿을만한 지인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합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오랫동안 나를 옭아맸던 만성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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