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속박하는 연애 관계의 스트레스
각종 사이트의 익명 게시판에는 연애 문제를 호소하는 내용이 종종 있습니다. 그 사연 중에는 연인의 ‘질투와 의심’이 도를 넘는 바람에 괴롭다는 내용도 많습니다. 이유 없이 의심이 많은 남자친구 때문에 친구나 가족과 만나기 힘들다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절대 바람피우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말해줘도 질투가 심한 여자친구 때문에 직장 생활마저 힘들다는 남성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커플 사이에서의 신뢰 문제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심 많은 파트너가 모두 과대망상증이나 편집증 환자 같은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것이 아닙니다. 연인 간의 신뢰가 어려운 사람들이 가진 문제는 대부분 자기 자신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B. 신뢰의 어려움을 겪는 연인의 특징
1. 과거의 경험
이전 연인의 배신, 부정, 또는 정서적 트라우마 경험은 당사자의 미래 연애 관계의 신뢰 능력을 크게 망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상처 입은 과거는 ‘내가 또 상처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남아 신뢰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2. 애착 스타일
유아기에 발달하는 ‘애착’은 성인이 되어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불안하거나 회피하는 애착 스타일을 가진 사람은 파트너와 건강하고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상대를 신뢰하기도 어렵습니다.
3. 낮은 자존감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음을 믿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므로, 타인의 사랑과 충성도 믿기 어렵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하면 불안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조바심과 불안정함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조바심은 연애할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설렘’과 다른 불안감입니다.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파트너의 행동과 사소한 말 한마디까지도 지나치게 생각하는 등의 집착은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특히, 과도한 생각은 구체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에도 의심과 불신으로 키우며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5. 문화적 또는 가족적 영향
특정 문화나 규범, 가족의 가치 등은 개인의 견해를 형성하는 한 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남자를 제일 설레게 하는 여자는 예쁜 여자, 착한 여자도 아니고 처음 보는 여자’라거나 ‘원래 생리적으로 남자는 한 여자만 사랑하고 살 수 없다’는 등의 문화는 여성이 자신의 남자친구 또는 남편을 끊임없이 불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엄마가 다른 남자와 도망가서 아버지 손에 자랐다’는 남자가 있는 경우, 자신의 여자친구 또는 아내를 온전히 신뢰하기 힘든 가족적 영향력 아래에 있을 수 있습니다.
C. 연인과의 신뢰 형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의 예시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의 심각한 폭력을 목격하거나 다른 형제자매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당하며 자란 사람의 경우, 개인 발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는 연애 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인간관계에 여러 방식으로 터질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런 유형의 인물이 잠재적으로 가질 수 있는 관계 문제입니다.
1. 신뢰 문제
내가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하는 가정에서 폭력을 목격하고 가까운 사람에게 지속해서 (별 이유도 없이) 학대받던 환경은 그 사람이 경험한 배신, 불안, 공포, 안전의 부족으로 인해 연인을 포함한 타인을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친밀감 문제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한 학대와 폭력이 각인 된 어린 시절은 그에게 ‘친밀감’을 ‘두려움이나 고통’과 연관시키도록 가르쳤을 수 있으며, 이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긴밀한 감정적 유대 형성에 큰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족이 또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보며 느꼈던 ‘자신의 나약함과 무기력함’을 상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감정 조절 문제
폭력과 학대가 있는 가정에서 자란 것은 개인의 감정 조절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예시 속 인물의 경우, ‘힘없는 어린아이’였던 시절부터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무시하는 법을 배웠을 수 있으며, 이는 연인에게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소통하는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파트너의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것이 오해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역할의 혼란
가정 내에서 힘 있는 사람이 약한 사람을 지켜주는 대신 학대하는 환경에 노출된 이 인물의 경우 연인관계에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성 역할이나 권력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자랐을 확률이 높기에, 연인과의 역할이나 파트너로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연애 자체에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5. 의사소통 문제
예시 속 인물의 경우,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립적이거나 공격적인 방식의 의사소통을 배웠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인과의 갈등도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의사소통 단절이나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경험의 영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모든 사람이 같은 관계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예시에 설명된 인물처럼 폭력이나 학대에 노출되어있는 어린 시절을 겪은 경우, 연애 관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통이나 감정표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성에 바탕을 둔 “가정”일 뿐입니다. 또한, 이런 사연을 실제로 가진 사람이라도 그의 문제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치료사 또는 카운슬러와 같은 자격을 갖춘 정신 건강 전문가의 지원을 구하면 어린 시절의 경험이 관계 및 전반적인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처리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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